달밤에 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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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던 날씨가 한층 풀렸다. 기온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아침에 집을 나서자 불어오는 바람이 더 이상 더운 바람이 아니라는 사실이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입춘 매직’이라던가, 올해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창문을 열어야만 잠에 드는 열대야의 날들도, 작은 방에 에어컨을 틀어두고 갇혀 살아야 하는 땡볕의 날들도 당분간은 작별이다. 선풍기와 모기장, 여름날의 필수품들은 마치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처럼 창고에서의 동면에 들어갔다.
간만에 날도 시원해지니 왠지 몸을 움직이고 싶어진다. 해가 지고 저녁이 깊자, 여름내 먼지 앉은 자전거를 끌고 강변으로 갔다.

내게 취미가 한 가지 있다면, 늦은 시간에 나가서 한바탕 달리고 오는 거다. 그것도 이슥한 밤에. 강변을 따라 달릴 때도 있고, 그저 집에서 출발해 새로운 장소를 탐색하다 올 때도 있다. 사방의 신호등이 노란색으로 깜빡이는 시간에, 내 숨소리만 들릴 정도로 고요한 거리를 달리는 것은 꽤나 운치 있는 일이다. 전에는 정말 고독한 러닝을 즐길 수 있었다면, 몇 년 전부터는 ‘러닝’이 크게 유행하면서 이제는 늦은 시간에도 나 같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꽤나 흔해졌다.

역시나 날이 시원하니 강변에는 사람이 많았다. 삼십 분쯤 뛰니 벌써 숨이 가빠온다. 확실히 여름에 덥다고 안 나온 탓이 크군. 이번 가을에는 좀 열심히 나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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